삼성이 드디어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최신작, 버즈3와 버즈3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이번 제품은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동시에 디자인으로 인해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을 넘어 성능 면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지, 이번 글에서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가격 상승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가격입니다. 갤럭시 버즈3는 219,000원, 버즈3 프로는 319,000원으로 책정되어, 전작 대비 확연히 상승한 가격대를 보여줍니다.
전작 버즈2가 149,000원이었고, 버즈2 프로가 279,000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각각 7만원, 4만원 가량 오른 셈이죠. 삼성은 이번 제품에서 단순히 기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소재와 디테일, 그리고 기능적인 요소들을 강화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가격 상승이 정당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죠. 버즈3 시리즈를 처음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어라, 에어팟 아니야?”일 수 있습니다.
‘대롱’이라고 불리는 길쭉한 하단부 디자인은 애플의 에어팟과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기존 버즈 시리즈의 동글동글한 디자인과 비교하면 확실히 파격적인 변화이며, 삼성이 과거 애플을 풍자했던 걸 떠올리면 아이러니하죠.
버즈3 프로는 특히 이 대롱 부분에 ‘블레이드 라이트’라는 LED 조명을 탑재해, 나름의 정체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반응은 극명히 갈립니다.
일부는 “디자인이 통일성을 잃었다”고 평하고, 또 일부는 “생각보다 실물은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사용자들의 체험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투명 상단과 컬러 센스
버즈3와 버즈3 프로의 케이스는 외형상 거의 동일합니다. 위쪽 뚜껑은 투명하게 처리되어 내부 유닛이 살짝 보이며, 하단은 색상에 따라 유광 처리되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좌우 유닛에 들어간 색상 표시인데요.
왼쪽은 파란색, 오른쪽은 빨간색으로 ‘냉수-온수’ 색상처럼 표시해 직관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패키지 내부에는 색상에 맞춘 USB-C 케이블이 들어 있는데, 삼성이 최근 잘 하지 않던 ‘컬러 매칭’이 들어간 점은 작은 감동 포인트로 다가옵니다. 이런 센스가 가격 인상에 대한 약간의 명분을 더해준다고도 할 수 있겠죠.
편의성과 연결성 드디어 페어링 버튼?
삼성은 이번 버즈3 시리즈에서 사용자 편의성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케이스에 페어링 버튼이 추가된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전 세대에서는 유닛을 양쪽 귀에 끼고 3초간 터치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연결이 가능합니다.
또한, 케이스 디자인은 전면이 사선으로 잘려 있어 유닛을 꺼내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특히 QCY 제품 리뷰에서 언급되었던 ‘꺼내기 불편함’에 대한 개선이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성능 차이 오픈형 vs 커널형
버즈3는 오픈형 구조에 11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오픈형임에도 불구하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을 지원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반면, 버즈3 프로는 커널형 구조로 10.5mm 우퍼와 6.1mm 평판 트위터로 구성된 듀얼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즉, 사운드 분리도와 해상도에서 프로 모델이 한 수 위인 셈이죠.
ANC 성능에서 프로 모델은 ‘소음 제어 최적화’ 기능까지 갖춰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ANC 또는 주변 소리 듣기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일반 모델은 이 자동 전환 기능 없이 단순한 ON/OFF 형태의 ANC만 지원합니다.
소리는 분명히 버즈3 프로 쪽이 더 완성도가 높습니다. 듀얼 드라이버를 통해 저음과 고음을 동시에 정확하게 전달해주며, 밀폐된 커널형 구조로 인해 소리의 밀도도 한층 높습니다.
버즈3도 오픈형으로는 상당히 뛰어난 사운드를 제공하지만, 고음과 저음이 동시에 나오는 복합적인 음악에서는 약간의 뭉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버즈3는 ‘풍성한’ 사운드, 버즈3 프로는 ‘균형 잡힌’ 사운드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음향 전문가가 아니라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명확한 차이입니다.
통화 품질 마이크 성능은?
소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이크 성능입니다. 실제로 통화 테스트를 해보면, 소음이 없는 환경에서는 버즈3와 버즈3 프로 모두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프로 모델이 좀 더 자연스럽고 깨끗한 소리를 제공합니다.
초광대역 통화(UHQ)가 켜진 상태에서는 목소리가 훨씬 또렷하게 전달되며, 끈 상태와 비교해도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모델 모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적응형 EQ, 음성 명령, 360 오디오, 그리고 블루투스 5.4와 LE 오라캐스트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어버드 착용 테스트나 블레이드 라이트 제어는 프로 모델에서만 가능합니다. 또한, 버즈3 프로는 보청기처럼 주변 소리를 증폭해주는 ‘청각 보조’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 접근성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습니다.
버즈3 프로가 더 나은 선택일까?
총평을 하자면, 버즈3와 버즈3 프로는 각각 명확한 타깃층을 겨냥한 제품입니다. 오픈형을 선호하거나 귀에 팁이 맞지 않는 분들에겐 버즈3도 충분히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만족도, 특히 음질과 ANC, 통화 품질, 기능의 완성도까지 고려하면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버즈3 프로가 훨씬 더 적합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 논란이 없었다면, 버즈3 프로는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과 성능만으로 봤을 때는 확실히 완성도 높은 무선 이어폰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